언론보도

[뮤지컬 고스트] '고스트' 박지연 "남들과 달랐던 시작, 노력밖에 없었다"

작성자신시컴퍼니 날짜2014.03.21 조회6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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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박진영 기자] 2012년, 보석처럼 반짝이는 배우가 혜성처럼 등장했다. 돋보이는 외모와 폭발적인 가창력을 가진 박지연은 뮤지컬 ‘맘마미아’를 시작으로 ‘미남이시네요’ ‘레미제라블’을 거치며 배우로서 조금 더 단단해졌다. 지난 해 두 뮤지컬 시상식에서 뮤지컬 ‘레미제라블’로 신인상을 휩쓴 박지연은 이후 ‘고스트’ 주연까지 꿰차며 가장 주목하는 기대주로 성장했다.

원 캐스트로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공연했던 ‘레미제라블’에 이어 지금까지 6개월 정도 공연한 ‘고스트’까지. 무대에 서지 않는 시간이 오히려 어색할 정도로 장기공연을 하고 있는 박지연은 이 바쁜 시간 속에서도 여유를 찾고, 또 이를 통해 얻은 에너지로 배우로서의 또 다른 변신을 준비하고 있었다. 활기차고 열정 가득한 여름을 닮은 박지연을 최근 논현동에서 만났다.

뮤지컬 ‘고스트’는 1990년 개봉된 영화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진실하고도 영원한 사랑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마술과 영상을 활용한 최첨단 스킬로 영혼이 된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아름답게 구현해내며, 오히려 아날로그적인 사랑의 순수성을 부각시킨다. 주원 김우형 김준형이 샘 역을, 아이비와 박지연이 몰리 역을 맡고 있다.

- ‘고스트’가 굉장히 오랫동안 공연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익숙함이 더 클 것 같아요.

“항상 그렇게 매너리즘이 올 때마다 새로운 일이 생겼어요, 고난이 온다던지. 지금은 살짝 감기 위험이 있는데, 이런 것을 극복해내면서 장기 공연의 힘을 찾는 것 같아요. 힘겨움이 와야 그것을 이겨내면서 새로운 힘을 얻게 돼요.”

- 그렇다면 ‘레미제라블’을 할 때도 고난이 있었나요?

“‘레미제라블’은 지방을 왔다 갔다 하면서 새로움을 찾게 됐죠. 또 서울 공연 전에는 정말 독감이 심하게 걸려서, 체온이 40도까지 갔었어요. 그래서 리허설 한 번 못해보고 무대에 올라가기도 했죠. 이렇게 저 자신을 이겨내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어요.”

- ‘레미제라블’부터 ‘고스트’까지 연달아 장기공연을 하게 됐는데, 이런 장기공연을 선호하는 건 아닌지.

“일부러 하는 건 아니에요. 주변 분들은 많이 힘들겠다고 말씀을 하시는데 저는 처음부터 그렇게 했기 때문에 전혀 부담은 없어요. 오히려 ‘미남이시네요’는 한 달 밖에 안 해서 더 아쉬웠어요. 오히려 짧은 공연보다 긴 공연이 배울 것도 많고 찾아낼 기회도 많아서 저에게는 더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고스트’는 더블 캐스트라 여유 있을 때도 있기 때문에 즐기면서 하고 있어요.”

- 그런 여유는 어디서 찾으시나요?

“‘레미제라블’ 공연장이 이태원 옆이었잖아요. 그리고 지금은 신도림이라 쇼핑도 많이 하죠. 그런 즐거움을 찾고 있어요. 또 제가 여름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봄, 여름 거쳐서 공연을 해서 돗자리를 사다가 깔아놓고 햇볕도 쐬고 그랬어요. 밥 대신 라면 끓여서 돗자리 위에서 먹고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가더라고요. 그런 시간이 정말 즐거워요.(웃음)”

- 여름이 좋은 이유가 뭔가요?

“뜨거운 것이 좋아요. 활동적이고 웅크리지 않는 느낌이 좋아요. 겨울은 감기도 잘 걸리다 보니 피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여름은 정말 재미있어요. 바다도 가고 뛰어놀 수 있고. 아직은 젊어서 그런 활동적인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집에 있는 것도 좋아하지만 약속이 생기면 한강 가서 앉아 있자고 하는 편이거든요. 정말 빨리 여름이 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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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스트’ 공연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나요?

“‘고스트’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이라 재미있고 기분도 좋지만 역할 자체가 많이 외로운 느낌이에요. 다같이 ‘으쌰으쌰’하는 것이 아니라 몰리 혼자 감정을 지켜야 하고, 그렇게 끝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 힘들었어요. 물론 2막 마지막엔 희망을 찾는 노래가 있지만, 거기에도 항상 슬픔이 내제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공연 중간에 샘의 눈을 볼 수 있는 순간을 찾아내요. 2막 ‘레인’ 때는 샘의 눈을 보고 걷고, ‘샘 너 거기 있어?’ 하면서 마주볼 때 눈을 마주쳐요. 그러니까 외로운 감정이 좀 풀리더라고요. 만지기도 했으면 좋겠어요.(웃음)”

- 신시 컴퍼니와 인연이 참 깊잖아요.

“맞아요. 그러다 보니 오해도 많이 생겨요. 오디션을 보지도 않았는데 지인들에게 연락이 오기도 하고요. 그래서 한 편으로는 부담스러워서 신시 뮤지컬 오디션을 볼 때는 다른 말이 안 나오게 더 열심히 해요. 물론 저 데뷔 때부터 많이 예뻐해 주시고 챙겨도 주셨지만 오디션은 철저하게 준비를 해요. 그리고 제가 신시와 일을 많이 한 이유는 음악이 저와 맞기 때문이기도 해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이라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 같아요.”

- ‘레미제라블’ 공연 중간에 ‘고스트’ 오디션을 봤는데 힘들지 않았나요?

“대구 공연 때 서울을 왔다 갔다 하면서 오디션을 봤었는데, 다행히도 ‘고스트’를 웨스트엔드 공연 당시부터 이미 알고 있었어요. 음악을 듣고 정말 좋아해서 미국 나갔을 때 CD를 사왔죠. 그래서 이미 전곡 다 숙지가 된 상태였어요. 그러다 보니 오디션 준비를 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고, 오디션 지정곡이었던 ‘위드 유’와 ‘레인’은 평소에 정말 자주 부르던 곡이라 가사만 외우면 되는 상태였어요.”

- 정말 좋아하던 작품이 국내 초연된다고 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유투브로 먼저 봤거든요. 그러다 한국에 들어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날벼락 맞은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이 놀랐어요. 그런데 처음에는 제 나이가 몰리에 비해 어리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디션을 넣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제가 했던 작품 속 나이가 다 어렸기 때문에 저 또한 제게 편견이 있었던 거죠. 그래서 저는 제가 한다면 재연 정도쯤일거라 생각했어요. 그러다 주위 권유로 오디션을 보게 됐고, 이렇게 참여를 할 수 있게 되어 기분이 정말 좋아요. 물론 초연이라 더 어렵고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이 많지만 그것을 통해 많이 배웠어요. 공연이 끝나고 나면 ‘내가 이걸 해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많이 뿌듯할 것 같아요.”

- 어떤 점이 어려웠나요?

“외국 스태프들이 굉장히 까다로웠어요. ‘레미제라블’ 때는 자유로워서 뭐든 만들어 나갈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고스트’는 워낙 큐가 많아서 지켜야 할 것도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요구 사항도 많았죠. 그들이 원하는 부분 안에서 정당성을 찾아야 했고, 무대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마술 하나를 위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지켜야 하는 것이 있는 거죠. 예를 들어 초반에 샘과 몰리가 찍은 사진이 스쳐 지나가는데, 그거 촬영을 할 때도 지켜야 하는 표정이 다 있었어요. 몰리 얼굴이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샘이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으면 무서워해야한다는 것까지 정해져 있었거든요. 그런 사소한 부분까지도 까다로웠어요. 그래도 지금 결과물을 보고 있으면 연출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비로소 이해되는 부분이 많아요. 역시 말을 잘 들어야해.(웃음)”

- 그렇게 힘들게 만든 작품이라 더 의미가 있겠어요.

“비영어권에서 공연되는 건 한국이 처음이래요. ‘맘마미아’는 제가 7번째 소피였고, 굉장히 많은 프로덕션이 있었다 보니 수월하게 넘어갔어요. 그래서 라이선스는 다 이렇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레미제라블’과 ‘고스트’를 하면서 ‘이게 다 선배님들이 만들어주신 길이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어요. ‘맘마미아’ 초연 때도 힘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얘기를 들으니 초연을 하는 뿌듯함이 더 있다고 해야 하나. 외국인들과 소통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아요. 단어 하나로 오해를 하는 경우도 생기다 보니 통역이 정말 중요해요. ‘고스트’는 정말 최고의 통역분이 해주셔서 그런 부분도 많이 감사했어요.”

- 지난 해 뮤지컬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는데, 이제 주연상을 목표로 해야겠네요?

“전 신인상을 받았기 때문에 이제는 상 욕심이 없어요. 물론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터닝 포인트가 될 만한 시점에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겠지만 지금은 아직 어리고 또 앞으로 해야 할 것이 많으니까 욕심을 내고 싶지는 않아요. 다만 ‘고스트’가 앙상블 상은 받았으면 좋겠어요. 안무가 정말 특이한데 각자 하고 있는 일이 정말 많아요. 또 마술을 위해서 안 보이는 곳에서도 노력을 정말 많이 해요. 그래서 앙상블 상은 꼭 받았으면 하고, 또 조명상과 음악상도 받았으면 하는 욕심은 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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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뮤지컬 배우가 꿈이 아니었다고 들었는데 어렸을 때 꿈은 무엇이었나요?

“제 꿈은 과학 선생님이었어요. 그래서 시험 기간에 친구들도 많이 가르쳐주고, 저 또한 과학 문제 푸는 것을 좋아했어요. 요즘도 집에서 문제집 사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집중해서 문제를 풀곤 해요. 사실 입시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어요. 그래서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다가 노래를 선택했고, 그렇게 배우가 됐죠. 남들은 어려워서부터 배우가 꿈이기 때문에 목표를 그렇게 잡는다고들 하는데 저는 약간 달랐거든요.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많이 두려웠고 그래서 더 열심히 했어요. 연습실 문도 제가 제일 먼저 열고, 달리면서 노래 부르고. 다행히 운도 좋아 학교도 들어갔고, 그 뒤로는 큰 어려움 없이 잘 됐어요. 또 부모님이 정말 흔쾌히 배우의 길을 허락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선택한 모든 일을 다 허락해주셨어요. 정말 감사드려요.”

- 그렇다면 작품 선택 기준 또한 음악인가요?

“지금까지는 첫 번째가 음악이었어요. 제가 아바의 음악을 엄청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맘마미아’를 하게 됐고, ‘레미제라블’은 사실 제가 할 수 있을지는 몰랐어요. 제 스타일이 팝이다 보니. ‘고스트’도 순전히 음악 때문이었죠. 가장 중요한 건 음악이었던 것 같아요.”

- 혹시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꿈의 뮤지컬이 있나요?

“아니요. 저는 항상 눈앞에 있는 것을 해왔어요. 그 때 그 때 제 눈앞에 있는 목표를 향해 가지 보이지 않는 걸 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The last five years’(더 라스트 파이브 이얼즈)는 보기만이라도 했음 싶어요. 정말 음악 듣고 반했는데 우리나라에서 언제 또 할지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뮤지컬 음악을 많이 듣지는 않는데 이 작품은 음악에 반한 뮤지컬이에요.”

- TV도 잘 안 보고, 뮤지컬 음악도 잘 안 듣는다고 했는데 그럼 공연은 자주 보세요?

“공연도 잘 안 봐요.(웃음) TV도 안 보고 영화관도 자주 안 가고 공연 보는 걸 좋아하는 편도 아닌데 공연 하는 건 좋아한다는 것이 정말 신기해요. 저는 오히려 관객 분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요. 특히나 한 뮤지컬을 여러 번 본다는 것이 전 너무나 신기하고 대단해요. 정말 다른 세계인거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소중한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정말 감사드려요.”

- 지금까지는 뮤지컬만 했는데 혹시 연극을 해볼 생각이 있나요?

“연극 욕심도 있죠. 연극을 하시는 선배님과 대화를 하다보면 깊이를 배우고 싶어요. 저는 아직 내공이 부족하니깐요. 물론 겪다 보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겠지만, 그 이전에 저 자신을 익힌 후 깊이를 찾고 싶은 느낌이에요. 뮤지컬은 노래도 있고 무대의 화려함도 있지만 연극은 인간 자체에 깊이가 없으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연기를 늦게 시작하고 게으름 때문에 고전을 아직 많이 접하지 못해 알맹이가 빠진 느낌이 들어요. 희곡을 읽기는 하는데 쉽지가 않더라고요. 대학 시절에는 함께 희곡을 공부하고 파고드는 것이 있는데 혼자 하려니까 힘들어요. 그런 작품들을 나중에 하면서 가지고 있던 갈증을 해소하고 싶어요.”

- 올해 목표 세우셨어요?

여행을 가고 싶어요. ‘레미제라블’과 ‘고스트’ 사이에도 못 쉬어서 지금은 간절해요. 일주일만 저에게 시간이 주어진다면 하와이에 꼭 가고 싶어요. 휴식이 제 진짜 목표에요. ‘고스트’ 끝나면 바로 잠수를 탈 생각이에요.”

- 마지막으로 박지연은 어떤 사람인가요?

“덕수궁 돌담길이요. 제가 좋아하고 저를 표현할 수 있는 이미지라고 생각해요. 덕수궁 돌담길, 광화문 거리, 시립미술관 등이 제가 원하는 삶의 이미지에요. 남들이 저를 어떻게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원하는 저의 모습은 자유분방함, 보헤미안이에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여유기 때문에 제 자신에 대해 조급해하지 않고 여유를 찾고 싶어요.”


[티브이데일리 박진영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
 


출처: 티브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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